회계학 (42) 썸네일형 리스트형 감정노동의 원가화 가능성 — ‘보이지 않는 비용’을 측정할 수 있을까? 1. 감정노동이란 무엇인가 감정노동은 단순히 ‘기분을 관리하는 일’이 아니다.사회학자 아를리 호크실드(Arlie Hochschild)는 이를 “감정을 통제하여 타인의 감정을 관리하는 노동” 이라 정의했다.즉, 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조정함으로써고객에게 긍정적 경험을 전달하는 행위다.이 노동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업의 이미지와 고객 만족도를 좌우한다.콜센터 직원의 친절한 목소리, 항공 승무원의 미소, 병원의 간호사가 보여주는 공감 —이 모든 것이 감정노동의 결과다.그러나 현실의 회계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노동이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는다.임금은 기록되지만, 감정의 소모와 스트레스,감정 조절을 위한 정신적 자원은 무형의 비용(intangible cost) 으로 처리된다.결국, 회계장부에 없는.. 회계감사와 정부정책의 관계: 공공회계의 사각지대 1. 회계감사와 정부정책의 연결고리회계감사는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정부 또한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고 수많은 공공기관을 운영하기 때문에,그 재정 활동은 국민경제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따라서 공공부문에서도 회계의 투명성과 감사의 독립성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그러나 정부 회계는 단순히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기술적 과정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의 결과다.예산 편성, 집행, 결산 과정에서 회계처리는 정부 정책의 의도를 반영하며,이는 때로 경제 현실보다 정치적 목표를 우선시하게 만든다.예컨대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공공사업을 추진할 때,정부는 회계적으로 그 효과를 높게 평가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이처럼 회계와 정책은 상호 독립적이지 않다.회계는 정책의 결과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정책의 정당성을 만들어내는 수.. 각국이 IFRS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다른 이유 1. IFRS의 글로벌 확산과 그 이면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은 전 세계 회계의 공통 언어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도입되었다.투자자의 국경 간 자본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재무정보의 비교가능성이 필수적 과제로 떠올랐다.이 때문에 2000년대 초부터 유럽연합(EU), 아시아, 남미 등 여러 국가가 IFRS 도입을 추진했다.하지만 실제 도입 속도와 수준은 국가마다 극명하게 달랐다.유럽은 2005년 일괄 도입을 단행했지만, 미국은 아직도 자국 기준인 GAAP을 유지하고 있으며,일본·중국·인도 등은 ‘부분 채택(partial adoption)’ 또는 ‘수용형(endorsement approach)’을 택하고 있다.이처럼 회계기준의 글로벌.. 회계기준이 정치적일 수 있는 이유 — 로비와 이익집단의 영향 1. 회계기준은 중립적인가? 많은 사람들은 회계기준을 ‘기술적 규칙’로만 이해한다. 그러나 실제로 회계기준은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다.회계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표시하는 언어이며, 그 언어를 누가,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이해관계가 달라진다.예를 들어, 동일한 거래라도 평가 기준이 바뀌면 이익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이는 주가, 세금, 경영자의 성과급, 정부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따라서 회계기준을 제정하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 논의가 아니라, 이익집단 간의 정치적 힘겨루기이기도 하다.회계기준은 ‘경제적 진실’을 규정하는 법적 언어이기 때문에,그 안에는 언제나 누군가의 이익과 누군가의 손해가 존재한다.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나 미국의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도독립기관으로 보이지만, 실제.. IFRS 도입 전후, 한국 회계 기준의 숨은 이야기 1. IFRS 도입의 배경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회계제도는 기업회계기준(K-GAAP) 에 의해 운영되었다.이 기준은 한국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발전했지만, 국제적 신뢰성에는 한계가 있었다.국내 회계기준은 법령 중심적이고, 세법과의 연계성이 강해 회계정보의 목적이 투명한 공시보다는 규제 준수에 더 치우쳐 있었다.이로 인해 기업의 재무제표가 실질적인 경제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국제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의 재무정보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투명성’과 ‘신뢰’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정부와 금융당국은 회계제도의 국제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그 결과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 인공지능 시대, 회계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몫인가? 1. AI의 등장과 회계의 자동화 인공지능(AI)의 발전은 회계의 영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장부기록, 세무신고, 원가분석은 이제 AI 기반 시스템이 자동으로 수행한다. ERP와 클라우드 회계 플랫폼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오류를 최소화한다. 인공지능 회계 시스템은 패턴 인식과 예측 모델을 통해 매출 추세를 분석하고, 이상 거래를 탐지하며, 내부통제 리스크까지 진단한다. 겉으로 보기엔 회계판단의 상당 부분이 이미 기계로 대체된 듯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회계가 단순 계산의 기술이 아니라 경제적 의미를 해석하는 행위라는 점이다. 수익을 언제 인식할지, 자산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할지, 부채를 어느 정도로 반영할지 등은 모두 회계정책적 판단을 요.. 회계는 과학인가 예술인가 — 100년을 이어온 회계의 정체성 논쟁 1. 논쟁의 시작 회계가 탄생한 이래 학계와 실무 현장에서는 늘 같은 질문이 반복되어 왔다.“회계는 과학인가, 아니면 예술인가?”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회계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을 결정짓는 근본적 문제다.회계를 과학으로 본다면 그것은 객관적 사실을 측정하고 검증하는 도구이며,회계를 예술로 본다면 그것은 인간의 판단과 해석을 담은 표현의 과정이다.19세기 말 복식부기가 산업혁명과 함께 발전하면서 회계는 점점 과학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정확한 수치와 일관된 규칙, 실증적 검증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학자들은 회계의 판단적 요소와 가정의 중요성을 지적했다.예를 들어, 자산의 가치평가나 수익 인식의 시점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해석과 선택의 결과다.이때부터 회계는 .. 회계 정보의 ‘진실성’이란 무엇인가? — 표현 충실성의 개념 탐구 1. 진실은 숫자에 존재하는가 회계정보의 목적은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실체를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회계에서 말하는 ‘진실성(faithful representation)’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능력을 뜻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업의 활동은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인간의 판단이 개입된다. 따라서 회계정보는 완전한 진실을 담기보다, 진실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도 ‘진실한 표현’을 회계정보의 핵심 질적 특성 중 하나로 규정한다. 즉, 회계정보는 이해관계자가 경제적 결정을 내릴 때 왜곡 없이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회계가 표현하는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해석의 결과물이다. 자산의 공정..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