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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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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거래와 회계의 경계선 1. 정보의 힘, 회계의 양면성회계는 본래 정보의 평등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모든 투자자와 이해관계자가 동일한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재무제표가 공개된다.그러나 현실의 회계정보는 완벽히 대칭적이지 않다.기업 내부자는 생산, 매출, 재무상태 등미공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외부 투자자는 공시 이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다.이러한 정보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 은시장의 불균형과 불공정 거래를 낳는 근본 원인이다.문제는 회계가 바로 그 정보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도구라는 점이다.즉, 회계는 신뢰의 수단이자 동시에 조작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내부자는 회계정보를 미리 파악하거나,심지어 공시 시점을 조정함으로써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이때 회계는 ‘투명성의 도..
회계윤리 교육의 실패 사례 — 회계사 자격시험의 맹점 1. 시험이 윤리를 대체한 구조회계윤리는 모든 회계제도의 근간이다.그러나 현실의 회계사 양성 제도는 이 윤리를 시험의 한 과목으로만 취급한다.자격시험은 지식의 깊이보다 암기의 정확성을 평가한다.즉, ‘무엇이 옳은가’를 묻지 않고, ‘어떤 규정을 외웠는가’를 묻는다.이로 인해 윤리는 시험 통과를 위한 형식적 요건(formality) 으로 전락한다.수험생들은 실제 윤리적 딜레마를 고민하기보다,“이 상황에서의 정답은 무엇인가?”를 찾는 데 집중한다.그 결과, 자격증을 딴 후에도회계사는 ‘법적으로 문제없는 선택’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인다.이는 회계윤리가 규정의 암기에서 멈추고, 가치판단으로 나아가지 못한 구조적 한계다.시험제도가 윤리의 내면화를 방해하고,‘정직한 판단’을 ‘효율적 답안’으로 대체하게 만든다.결..
윤리적 회계란 무엇인가 — 법이 아닌 양심으로 보는 재무정보 1. 회계의 본질: 법적 준수에서 윤리적 책임으로 회계는 법으로 규정된 절차이지만, 그 정신은 윤리적 신뢰(Ethical Trust) 에 있다.재무제표는 단순히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기업의 행동과 철학을 반영하는 언어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회계를 “규정만 지키면 된다”는 형식적 행위로 오해한다.IFRS나 기업회계기준은 최소한의 규칙일 뿐,그 이상은 기업 스스로의 양심이 결정하는 영역이다.회계윤리의 핵심은 ‘할 수 있는 것(can)’보다 ‘해야 하는 것(should)’에 있다.즉, 법이 허용하더라도 그것이 이해관계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그 선택은 윤리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기업이 신뢰를 잃는 순간,회계는 더 이상 진실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합법적 왜곡’의 수단이 된다.윤리적 회계란, 법의 테두리를..
분식회계의 심리학 — 사람들이 왜 숫자를 조작하는가 1. 숫자의 유혹 분식회계는 단순한 부정행위가 아니다.그 출발점은 인간의 심리적 유혹(psychological temptation) 에 있다.기업의 경영진은 언제나 ‘성과’라는 수치를 평가받는다.매출 성장, 이익률, 주가 — 이 모든 것이 숫자로 표현된다.그런데 시장의 기대치와 실제 성과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그 불안을 메우기 위해 ‘조금만 손보면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스며든다.바로 이 작은 타협이 분식회계의 시작이다.처음에는 일시적 착오처럼 느껴지지만,그 조정이 반복되면 기업의 재무제표는 현실과 괴리된다.심리학자들은 이를 ‘자기기만(self-deception)’ 이라 부른다.즉, 자신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시장 기대에 맞게 현실을 조정한다”고 합리화하는 것이다.성과주의 문화가 강한 조직일수..
부동산 개발회계 — 수익인식 타이밍의 회계적 판단 1. 복잡한 부동산 회계의 세계부동산 개발사업은 회계의 세계에서도 가장 판단이 필요한 영역으로 꼽힌다.이유는 단순하다.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수년이 걸리고,그 과정에서 매출·비용·리스크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아파트 분양, 상가 개발, 도시재생사업 등은기획부터 착공, 준공, 인도까지 긴 시간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따라서 “언제 수익을 인식해야 하는가?”는 단순한 회계처리가 아닌경제적 실질을 반영한 경영판단의 문제다.국제회계기준(IFRS 15)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을 통제권 이전 기준(control transfer basis) 으로 정의했다.즉, 고객이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시점에 수익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부동산의 경우 이..
보험업 회계의 복잡성 — IFRS 17이 가져온 혁신 1. 보험회계가 복잡한 이유보험업 회계는 모든 산업 중에서도 가장 복잡하다고 평가된다.그 이유는 보험계약의 본질이 ‘불확실성’을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보험사는 고객의 위험을 인수하고, 그 대가로 보험료를 받는다.그러나 사고가 언제, 얼마나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즉, 보험수익은 발생 시점이 불확실하고, 비용 역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장기간에 걸쳐 인식해야 한다.이 때문에 보험계약은 단순한 판매계약이 아닌, 확률적 부채(probabilistic liability) 로 취급된다.과거에는 각국의 규제기준(K-GAAP, US-GAAP 등)에 따라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 국제 비교가 어려웠다.일부 국가는 보험료 중심의 단순 산식으로 부채를 계산했지만,이 방식은 시장금리 변화나 위험 변동을 반영하지 ..
게임 회계의 세계 — 가상 재화와 선지급 수익 인식의 문제 1. 가상경제의 등장과 회계의 새로운 도전 21세기의 게임산업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하나의 경제 시스템(economy) 으로 진화했다.이제 게임 안에서는 가상의 화폐가 유통되고, 아이템이 거래되며,유저 간 시장이 형성된다.플레이어들은 현실의 돈으로 게임 머니를 충전하고,이 화폐로 캐릭터 의상, 무기, 아이템, ‘가챠(gacha)’ 등의 가상재화를 구매한다.이 과정은 실제 경제활동과 매우 유사하지만,회계적으로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현금은 이미 회사에 들어왔지만,그 대가인 아이템은 아직 ‘제공되지 않았거나’‘사용되지 않은 상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즉, 수익을 언제 인식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이를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 도입된 기준이바로 IFRS 15 –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Revenue fr..
스타트업 회계의 현실 — 성장성과 적자의 회계적 해석 1. 성장의 이면, 적자를 향한 투자 스타트업의 재무제표를 보면 대부분 적자다.매출보다 비용이 많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그렇다고 해서 이 기업들이 모두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회계적으로 적자는 “손실(loss)”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미래에 대한 투자(investment)”일 수도 있다.스타트업은 초기 단계에서 제품 개발, 인력 확보, 마케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이는 단기 손익이 아닌 장기 성장곡선에 초점을 둔 의사결정이다.즉, 현재의 적자는 미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성장비용(Growth Expenditure)’ 으로 해석될 수 있다.회계에서는 이러한 지출을 대부분 비용으로 처리하지만,투자자들은 이를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본다.이 지점에서 회계의 숫자와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