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계학

(46)
IFRS 도입 전후, 한국 회계 기준의 숨은 이야기 1. IFRS 도입의 배경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회계제도는 기업회계기준(K-GAAP) 에 의해 운영되었다.이 기준은 한국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발전했지만, 국제적 신뢰성에는 한계가 있었다.국내 회계기준은 법령 중심적이고, 세법과의 연계성이 강해 회계정보의 목적이 투명한 공시보다는 규제 준수에 더 치우쳐 있었다.이로 인해 기업의 재무제표가 실질적인 경제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국제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의 재무정보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투명성’과 ‘신뢰’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정부와 금융당국은 회계제도의 국제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그 결과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
인공지능 시대, 회계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몫인가? 1. AI의 등장과 회계의 자동화 인공지능(AI)의 발전은 회계의 영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장부기록, 세무신고, 원가분석은 이제 AI 기반 시스템이 자동으로 수행한다. ERP와 클라우드 회계 플랫폼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오류를 최소화한다. 인공지능 회계 시스템은 패턴 인식과 예측 모델을 통해 매출 추세를 분석하고, 이상 거래를 탐지하며, 내부통제 리스크까지 진단한다. 겉으로 보기엔 회계판단의 상당 부분이 이미 기계로 대체된 듯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회계가 단순 계산의 기술이 아니라 경제적 의미를 해석하는 행위라는 점이다. 수익을 언제 인식할지, 자산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할지, 부채를 어느 정도로 반영할지 등은 모두 회계정책적 판단을 요..
회계는 과학인가 예술인가 — 100년을 이어온 회계의 정체성 논쟁 1. 논쟁의 시작 회계가 탄생한 이래 학계와 실무 현장에서는 늘 같은 질문이 반복되어 왔다.“회계는 과학인가, 아니면 예술인가?”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회계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을 결정짓는 근본적 문제다.회계를 과학으로 본다면 그것은 객관적 사실을 측정하고 검증하는 도구이며,회계를 예술로 본다면 그것은 인간의 판단과 해석을 담은 표현의 과정이다.19세기 말 복식부기가 산업혁명과 함께 발전하면서 회계는 점점 과학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정확한 수치와 일관된 규칙, 실증적 검증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학자들은 회계의 판단적 요소와 가정의 중요성을 지적했다.예를 들어, 자산의 가치평가나 수익 인식의 시점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해석과 선택의 결과다.이때부터 회계는 ..
회계 정보의 ‘진실성’이란 무엇인가? — 표현 충실성의 개념 탐구 1. 진실은 숫자에 존재하는가 회계정보의 목적은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실체를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회계에서 말하는 ‘진실성(faithful representation)’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능력을 뜻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업의 활동은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인간의 판단이 개입된다. 따라서 회계정보는 완전한 진실을 담기보다, 진실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도 ‘진실한 표현’을 회계정보의 핵심 질적 특성 중 하나로 규정한다. 즉, 회계정보는 이해관계자가 경제적 결정을 내릴 때 왜곡 없이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회계가 표현하는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해석의 결과물이다. 자산의 공정..
숫자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 회계와 인간의 판단 오류 1. 숫자는 객관적인가? — 키워드: 회계의 객관성, 숫자의 신화, 인간의 해석회계는 흔히 객관성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재무제표에 기록된 숫자는 냉정하고, 정확하며,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사실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회계는 인간의 판단과 가정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자산의 감가상각 기간을 정하거나, 손상차손을 인식할 때 기업은 ‘합리적인 추정’을 해야 한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표현 자체가 주관적이다. 두 사람이 동일한 데이터를 보고도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이유다. 결국 회계의 숫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해석한 경제 현실의 산물이다. 숫자는 객관적인 도구이지만, 그 숫자를 결정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인간적이다. 그래서 회계는 수학보다 철학에 가깝다. 기..
회계는 왜 ‘언어’로 불리는가? — 숫자로 세상을 소통하는 힘 1. 회계의 언어적 본질 — 키워드: 회계의 정의, 소통 수단, 경제 언어회계(Accounting)는 단순히 숫자를 기록하는 기술이 아니라, 경제 활동을 표현하는 언어다. 인간이 말을 통해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듯, 회계는 기업의 성과와 재무 상태를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한다. 재무제표의 숫자 하나하나는 기업의 행동을 요약한 결과물이며, 그 안에는 경영자의 의사결정, 시장의 흐름, 소비자의 반응이 모두 녹아 있다. 회계의 언어는 보편적이면서도 엄격하다. 예를 들어 ‘매출’이라는 단어는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의미를 가지며, ‘자산’, ‘부채’, ‘이익’ 등의 개념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통해 표준화되어 있다. 이러한 통일된 언어 덕분에 기업의 정보를 국경을 넘어 비교·분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회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