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공지능이 바꾼 회계의 무대
AI의 등장은 기업의 회계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데이터 입력, 원가분석, 재무예측 등 전통적으로 인간 회계사가 수행하던 업무가
이제는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화되고 있다.
ERP 시스템이 물류흐름을 관리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AI 기반 회계시스템(AI Accounting System) 이
비용 흐름을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AI를 사용한다”가 아니라,
그 AI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 얼마인가다.
서버 유지비, 모델 학습에 소요되는 연산자원,
데이터 정제 및 주석 처리비용, 알고리즘 업데이트 비용 등은
모두 실제로 기업의 자원을 소모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회계상 ‘간접비’로만 처리되어
정확한 원가분석에서 제외된다.
AI는 효율을 상징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계산비용’ 이 숨어 있다.
따라서 원가회계는 이제 단순히 인건비와 재료비를 계산하는 도구가 아니라,
AI가 만들어내는 디지털 자본의 소비 구조를 기록해야 하는 새로운 언어가 되었다.

2. 알고리즘의 계산비용이란 무엇인가
AI의 작동에는 막대한 연산비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GPT나 BERT 같은 대형 언어모델은
한 번의 학습에 수천 대의 GPU와 수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전력비, 서버 임대료, 데이터 전처리 인건비 등이 모두 계산비용(Computation Cost) 으로 누적된다.
기업 내부에서도 AI 모델을 운영하려면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데이터 업데이트가 필요하며,
이는 반복적인 자원투입을 요구한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현재의 회계기준(IFRS, K-IFRS) 상에서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AI 개발비는 연구단계에서는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모델이 상용화되어 자산으로 기능할 경우에는 무형자산(intangible asset) 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의 지속적 재학습(retraining) 비용이나
데이터 품질 확보를 위한 검증비용은
명확한 회계처리 기준이 없어 대부분 ‘관리비’로 흡수된다.
이는 실제 AI 운영비용을 과소평가하게 만들며,
기업의 디지털 자본 효율성을 왜곡한다.
따라서 향후 원가회계는
AI의 연산시간, 데이터 처리량, 모델의 유지주기 등을
측정 가능한 원가요소로 체계화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AI 시대의 새로운 제조간접비’다.
3. 원가배분의 새로운 패러다임
AI 운영비용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원가계산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통적인 부문별 배부법이나 종합원가계산은
물리적 생산활동을 기준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대신, 활동기준원가계산(ABC: Activity-Based Costing)을
AI 환경에 맞게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수집 → 모델 학습 → 검증 → 배포 → 유지보수”의
AI 생애주기(Lifecycle)를 하나의 비용흐름(Activity Flow) 으로 설정하고,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자원소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사용시간, API 호출 횟수,
데이터 트래픽량 등은 명확한 비용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AI 서비스 기업에서는
각 모델별 연산비를 추적하는 디지털 원가회계(Digital Cost Accounting)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AI가 생성한 가치(Value Creation)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결국 원가회계는 공장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 회계(Data-driven Accounting) 로 이동하고 있으며,
알고리즘은 이제 ‘기계’가 아닌 ‘가상의 노동자(Virtual Worker)’로 인식되어야 한다.
4. 인간과 AI의 협업회계 — 키워드: 윤리회계, 투명성, 지속가능한 비용구조
AI의 원가를 계산한다는 것은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기업이 기술을 어떻게 윤리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할수록
인건비는 줄어들지만, 알고리즘의 유지비와 전력비는 늘어난다.
이때 기업은 총비용 감소만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그 비용 구조가 지속가능한가(sustainable) 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효율이 낮은 AI 모델을 계속 학습시키는 것은
단기적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환경적 비용을 초래한다.
따라서 AI 시대의 원가회계는
단순한 경제적 효율성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Social Cost) 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AI 알고리즘이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계산비용과 판단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회계보고를 넘어 책임회계(Responsible Accounting) 의 영역이다.
궁극적으로,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는 ‘공동 노동자’다.
따라서 원가회계는 이제 인간과 기계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이브리드 회계(Hybrid Accounting) 로 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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